우리의 미래, AI 인공지능에 달렸다는 예측이 많습니다. 더불어 AI 발전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 없어질 일자리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겹치면서 대학의 교육, 특히 직업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도 많습니다. 오늘은 직업학 박사이신 육동인 경인여자대학교 총장과 AI 시대 직업 교육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Q1. 사실 총장님을 이야기할 때 다양한 경력부터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언론계를 거쳐, 청와대와 국회, 금융위원회의 소통 담당자로 공직을 지내셨고, 민간 기업 경영자 경험도 있으세요... 그러다 올해부터 대학 총장을 맡으셨는데, 그동안의 경험과 대학 교육,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을까요?
A1. 네 먼저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셨듯이 제 이력이 좀 복잡합니다. 언론계와 공직에서 주로 일을 했었는데요, 사실 제가 자부하는 이력은 이것들 보다 3년반 동안 헤드헌팅회사 대표를 했다는 점입니다. 헤드헌팅 업무가 사람과 직업을 연결해주는 일인데, 굉장히 보람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고, 일반인들에게는 좀 생소하지만 직업학 박사라는 학위도 받았습니다. 제가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는 점, 그리고 직업 선택을 도와주는 직업학을 공부했다는 점을 살려 우리 경인여대 학생들이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을 잘 선택해, 개인의 행복은 물론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 생각입니다.
Q2. 저출생 위기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요. 실제 학령인구가 줄면서 대학에 직접적인 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상황이 어떤가요?
A2. 그렇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를 가장 많이 체감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대학일 겁니다. 작년 전국 대학에서 모집하는 학생수가 51만여명 정도였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고3 학생수가 40만명 정도 였습니다.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대학은 이미 ‘적자 경영’이 고착화 됐다고 봐야지요. 그런데 작년에 태어난 아이의 숫자는 23만명입니다. 18년 뒤 이 아이들이 대학에 갈때쯤이면 거의 절반이상의 국내 대학이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거라는 얘기죠. 그러니 요즘 대학들이 스스로든, 정부 주도이던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정말로 내부에서 보면 긴장감이 장난이 아닙니다.
Q3. 학령인구가 감소하면 대학 재정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텐데요.. 이 때문에 요즘은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모시기에 적극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대학들의 상황, 경인여대의 경우는 어떤가요?
A3. 말씀대로 대학은 이제 외국인 유학생 없이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거의 모든 대학들이 유학생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지요. 정부도 지금 17만명 선인 외국인 유학생을 3년안에 30만명으로 거의 두배가량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우리 경인여대는 한발 앞서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왔는데 현재 유학생이 450명 정도로 여자대학 중에서는 전국 탑 수준입니다. 앞으로 유학생을 추가로 매년 1천명 더 유치해 국내 학생과 유학생 비율을 5대5로 맞추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유학생을 안정적으로 늘리려면 이들이 졸업 후 한국에서 일자리를 갖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요, 우리 사회에는 인력이 많이 필요하나 우리 젊은이들이 선호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외국인 인력이 필요한 업종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병원이나 각종 시설에 꼭 필요한 간병인일 겁니다. 우리 경인여대는 간호학과 등 보건 의료 계열이 상당히 특화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동남아 등지에서 온 유학생들에게 학교의 보건 의료 인프라를 활용해서 간병과 돌봄 관련 지식과, 그런 일을 하는데 필요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쳐 병원이나 기업,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로 양성해 낸다면, 학교도 부족한 학생 수를 메울 수 있어 좋고, 일손이 부족한 병원이나 기업, 가정에서도 젊고 유능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좋고, 이들이 한국땅에 자리 잡고 살면 국가적인 인구절벽 문제를 풀어 가는데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게되어 결과적으로는 1석 3조의 효과를 볼수 있지 않을 싶습니다. 경인여대는 이런 분야를 이끄는 선도주자가 되려고 지금도 많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Q4. 직업학 박사시고, 헤드헌팅 회사 대표도 지내셨는데요.. 전문대 총장으로서 나름의 현실적인 직업 교육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A4. 두 가지 정도 말씀드릴 수 있을텐데요, 하나는 정말로 많은 직업들이 있는데 학교나 가정에서 가르치고, 소개하는 직업은 그에 훨씬 못미친다는 점입니다. 요즘 거의 모든 국가에서 자기나라 직업의 생성과 소멸을 보여주는 직업사전을 편찬하는데요, 거기 보면 우리나라의 직업 개수는 약 1만3천개(2019년)로 50년 전보다(3천개)보다 1만개 정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됩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3만개(2010년)나 일본의 2만5천개에 훨씬 못미칩니다. 우리 학생들의 머릿속에는 교사, 체육인, 연예인, 법조인, 회사원 등 사실 몇 개, 많아야 몇 십 개의 직업밖에 들어있지 않은데, 직업사전만 잘 찾아봐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엄청나게 많은 일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또한 창업 아이템을 찾는데도 도움이 되는데요, 예를들어 우리나라에는 없고, 미국에는 있는 직업이라면, 그건 우리 청년들에겐 성공 가능성이 아주 높은 창업아이템이 될 거라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자기의 적성을 직업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보통 인생의 목적을 행복이라고 하는데, 행복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자기의 적성과 관계없이, 부모가 원하는 일을 했을 때,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했다는 측면에서 잠시 행복할 수 있겠지만 결코 오래 가지 못합니다. 남의 인생을 살아주는데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요즘 대학에 자유전공학과가 많이 설치되는데 그런면에서 저는 대 찬성입니다. 늦었지만 대학에 와서라도, 자기의 적성을 찾아 그에 맞는 직업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 행복한 삶으로 가는 길이지요. 우리 대학에서도 올해 처음 자유전공학과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런 취지로 학생들을 가르치니 반응이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났고, 내년에는 자유전공 학생수를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Q5. 직업 교육, 직업 환경 변화와 관련해, 요즘 AI 인공지능을 빼곤 이야기할 수 없을텐데요. 취임 이후 AI 선도대학을 내거셨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하고 계신가요?
A5. 말씀하셨듯이 미래는 인공지능 AI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마 이미 도래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학교입장에서는 AI 연구 개발 분야에 뛰어드는 것과 이미 개발된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으로 나눠서 볼 수밖에 없는데, 연구 개발분야는 서울공대나 카이스트 같은 대학에 맡기고, 저희는 개발된 AI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앞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에서 인재를 판단하는 기준이 AI 활용 능력을 갖췄느냐, 갖추지 못했느냐가 될 거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올 1월 취임하면서부터 교수님들에게 모든 학과의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AI활용법을 가르쳐달라 부탁했습니다. 그럴려면 교수님들부터 배워야 했지요. 전문가들을 모셔 교수님들부터 교육했고, 학생들에게도 전공 교과목은 물론 다양한 AI경진대회를 개최해 AI에 친숙해지도록 했습니다. AI활용교육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좋아했고, AI를 활용한 이력서 자기소개서 실전 면접 등에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니 교수님들도 부지런히 공부해야만 했지요.
앞으로 기업들이 경인여대 졸업생을 채용한다면 적어도 그 기업의 AI활용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도록 교육해 내보낼 생각입니다.
Q6. 그런데 사실 AI 발전과 함께 지금 있는 일자리들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 당장 내 일자리가 위협받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직업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시나요?
A6. 실제 많은 분들이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앞으로 AI가 아니라,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9세기 초 영국에서 방직기계가 발명되자 이 기계가 노동자의 일거리를 빼앗을 것이라며 방직기를 파괴하는 이른바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졌지요. 그런데 결과는 어땠습니다. 방직기는 노동생산성을 높여주었고, 방직기를 잘 활용한 사람들이 시대의 주역으로 떠올랐지요. 아마 AI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봅니다.
Q7. 그렇다면 AI 시대에 어떤 직업을 준비해야 할까요?
A7. AI 시대를 민주주의를 의미하는 데모크라시에 빗대 데이터크라시, 다시말하면 데이터의 지배시대라고 말하기도 하지지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데이터를 생산하고 저장하거나 유통, 분석하는 과정 속에서 어느 한 파트를 담당하는 직업이 유망할 것입니다.
그러나 워낙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직업군이어서 그중 어느 분야가 특별히 유망할지 불투명합니다. 또한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천재급 전문가들이 모두 달려들고 있어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어느정도의 경쟁력을 가질지도 현대로선 예측하기 힘듭니다. AI시대에 AI기술만 유망하다고 볼수 없는 이유입니다.
대신 AI시대에도 반드시 살아남을 직종은 인간의 감성을 중시하는 직업들이라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간호사 같은 직업입니다. 의사들의 경우 환자를 진단하는 정확도에서 벌써부터 AI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요. 앞으로 의사의 영역이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환자들과 감정적 정신적으로 교감을 해야 하는 간호사들은 그야말로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간호사 같은 ‘인간적인 감성과 터치를 중시하는’ 가장 인간적인 직업들이 앞으로 훨씬 더 유망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분야도 찾아보면 매우 많습니다.
Q8. AI 외에도 총장으로서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필수 역량, 미래 인재상도 궁금합니다.
A8. 지나고 보니 기업이던 공직이던 가장 중요한 인재상은 결국 ‘인성’인 것 같습니다. 서양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영어로 ‘Integrity’라는 말을 쓰는데, 아마 ‘정직하고, 도덕적 원칙에 맞게, 일관성 있는 행동을 하는 것’ 정도로 해석될 겁니다. 쉽게 말해 정직성, 도덕성, 진정성 등으로 보면 되는데, 추상적으로는 뭉뚱그려 말하면 우리말로 인성이라고 할 수 있지요.
길게보면, 어떤 조직이든, 재주 많은 사람보다 인성 좋은 사람들이 그 조직을 성장시키고 성공시키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실패한 케이스들 살펴보면 결국 ‘인성이 부족한 몇몇 사람들이 대형 사고를 치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그런만큼 학교에서도 바른 인성을 가르치는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대학 교육 목표의 가장 핵심은 ‘경천애인(敬天愛人)’교육입니다. 하늘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뜻으로, 경인여대의 ‘경인’도 바로 경천애인의 줄임말입니다. 남을 위할 줄 아는, 상식적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 그런 올바른 인성을 가진 인재를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9. 요즘 대학의 역할 가운데 지역 사회의 협력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지역 소멸 같은 지역 위기론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 같은데요... 경인여대는 인천광역시에 있는데, 지역 사회와 상생을 위해 소통하는 바가 있으신가요?
A9. 제가 총장이 된 이후 가장 중점을 두는 게 지역 사회과의 소통입니다. 거의 매일 같이 인천시청이나 우리 대학이 있는 계양구청의 공무원들은 물론, 인천 전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기업과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서 서로 도울게 없는지 협의합니다. 엊그제도 송도에 있는 재외동포청을 방문해 청장님과 협의할 사안이 있는지 논의했고, 어제 아침에는 출근길에 인천광역시에 들려 새로 부임하신 행정부시장님과 홍보수석님을 만나 뵙고 학교의 외국 유학생 유치계획에 대해 설명해드리고 왔습니다. 조금전에도 상암동 들러 문화관련 공기업 대표를 만나고 이리로 왔습니다.
학생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학이 이제 상아탑 안에서 홀로 고고하게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지역 기업들이 필요한 인재들을 맞춤형으로 배출해, 그 인재들이 지역에 정주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학은 물론 기업도 살고 지역의 소멸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협력체제가 잘 되어야 국가도 인구소멸이나 지방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우리처럼 취업을 위한 직업 기술을 가르치는 전문대학들이 훨씬 잘 할수 있을 것이고, 그래서 저는 최근 대학의 위기가 우리 대학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을 비롯해 이른바 명문 대학을 졸업한 학생도 취업이 잘 안되니까, 다시 우리 학교에 와서 공부해 취업해 가곤 하는데, 바로 이런 추세를 반영하는 현상 아닌가 생각합니다.
Q10. 사회에서의 다양한 경력을 바탕으로 볼 때 우리 교육계에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 라고 느끼시는 점이 있으실까요?
A10. 제가 교육학자가 아니어서 말씀드리기가 조금 조심스런 측면이 있지만, 우리 교육에서 창의성에 대한 생각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유대인들의 교육 방식에 대해 조금 공부한 적이 있는데, 우리는 창의성을 ‘남보다 뛰어난’ 영재성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유대인들은 창의성을 ‘남과 다른 특징’으로 규정하고 있더라고요. 한반에 30명이 있으면 아이들이 다 다르니까 각자 자기가 잘하는 분야를 공부하면 30명 모두가 자기 분야에서 1등이 될 수 있다는 논리지요. 전세계에 퍼져있는 유대인의 인구가 우리 한민족의 5분의 1정도 밖에 안되는데, 노벨상의 20%이상을 휩쓸고 실리콘밸리의 IT, 보스턴의 바이오 산업, 월가의 금융가 등을 장악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남과 다른 자신만의 장점을 찾아 계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Q11. 총장님은 기자로서 경력은 물론이고 청와대 춘추관장, 국회 공보관도 등 정치권의 소통과 관련한 공직도 지내셨는데... 요즘 정치권을 보면서 적잖은 생각을 하실 듯 싶습니다. 소통보다 치열한 대치가 이어지는 한국 정치권, 해법은 없는 걸까요?
A11. 제가 정치권에 직접 몸담은 적이 없어서 정치인들의 속내는 잘모르겠지만, 여야 정치권이나 정부는 물론, 기업이나 학교 등 모든 조직이, 안팎으로 소통이 되지 않으면 정말이지 눈 깜빡 할 사이에 확 망할 수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은 진리인 것 같습니다. 힘들겠지만 그것만 잘 새겨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Q12. SNS를 비롯해 소통 수단이 발달하고 있지만 요즘 우리 사회나 개인 사이가 질적으로 더 잘 소통하고 있는지는 의문도 듭니다. 소통 전문가로서, 원활한 소통의 핵심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도 여쭙고 싶네요.
A12. 길거리에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인이 지도를 보며 두리번 거리고 있으면, 영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도 그 외국인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 외국인이 뭘 원하지는지 정확히 아니까 손짓 발짓으로도 외국인이 찾는 곳을 가르쳐 줄수 있지요.
언어가 안통해도 소통이 잘되는 것은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소통의 본질은 이처럼 상대방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그것을 이해하면, 그 뒤로는 대화가 쉬워집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무조건 상대방에게 계속 주입하려고 하면 그건 대화가 아니라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큼니다. 아무리 휴대폰이 좋아지고, 그 안에서 SNS이 꾸준히 발달되도,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진정한 대화같은 대화는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Q13. 요즘 한 직장 안에서도 세대별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세대간 소통에도 말씀하신 내용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A13. 기본적으로는 같다고 봅니다. 세대간 사용하는 언어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우선된다면 언어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요즘 대학생들은 코로나 19가 유행하던 시절 고등학교 3년 과정의 거의 다 학교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 혼자 지내고, 부모들과만 대화를 해본 경우가 많아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크게 다르다는 점입니다. 같은 MZ세대라도 코로나때 어디에 있었냐에 따라 소통방법이 매우 다릅니다. 작건 크건 어떤 문제가 생기면 직접 대화보다는 개인이나 학교 SNS망을 통해 풀려고 하는게 예전과 다른 특징입니다. 요즘 대학에선 그런 새로운 세대에 어떻게 맞춰야 하는가가 큰 과제이기도 합니다.
Q14. 다양한 경력을 가진 입장에서, 또한 직업학 전문가로서 청년 세대에게 직업 준비, 직업 선택과 관련해 특별히 강조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A14. 꼭 한가지 말씀드린다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물론 만만치 않은 과정입니다. 자신의 적성을 알려며 먼저 자신이 누군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잘하는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데,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학교나 가정에서 가르쳐주지 않았으니 본인이라고 해야 합니다. 힘들지만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졌으면 합니다. 조금 늦더라도 그런 고민을 겪은 청춘들에게 훨씬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육동인 경인여대 총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024.07.18